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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한국

첫 한국, 서울1979 (1)

세월은 화살처럼 빨리 지나간다!

그건 40여년 전...
1979년 2월 나는 추운 서울의 거리를 혼자 걸어다니고 있었다.

 

미국에서 불법체류자로서 검거된 나는 대한항공을 이용해서 일본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Los Angeles에서 서울까지 일단 간 다음에 거기에서 오사카(大阪)행 비행기로 갈아탄다.
일본 직항편에 비교하면 시간은 걸리지만, 티켓은  훨씬 싸게 살 수가 있다.
일본에 되돌아가면 일자리를 찾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에 가는 기회도 앞으로 없을 것이다.

Transit (통과)입국은  비자도 필요없다.
72시간 체류할 수 있다.
서울에 관해서도 한국에 관해서도 아무 것도 몰랐지만 일본에 돌아가는 김에 한번 서울에 들러 보려고 생각했다.

 

LA의 downtown에 있는 대한항공의 사무소를 찾아 서울에서 내리고 싶은 것을 전했다.
담당자는 호텔의 예약이 필요한다고 한다.
'어딘지 적당한 곳을...'라고 내가 부탁하니 그는 'Seojong hotel 은 어때요. 

일박 20달러. 예약할까요'라고 했다.
당시, 1달러는 280엔정도.
'배낭여행자인 나에게는 조금 비싸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예약을 부탁했다.

10년 후 Seojong hotel은 '세종호텔'라는 걸, 

또 '세종'은 조선시대의 가반을 다진 임금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한국에 관해서 그 당시 나는 어떤 것을 알고 있었을까?
1960년대부터 70년대에 일어난 몇개의 정치적인 사건...
예를 들면 청와대(靑瓦台) 습격 사건 (1968년, 북쪽의 특수부대가 서울에 침입), 

民靑學聯사건(1974년)등…,그리고 군사정권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

그러나 한국의 사회나 보통사람들의 살림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LA에는 Korea town이 있다.
이주해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계(日系) community인 Little Tokyo보다 규모도 훨씬 크다.
한번 아시아계의 모임이 있어서 거기에서 미국 거주 한국인 2세의 젊은이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이야기의 도중에 내가 일본에서 온 일본인이라고 알게 되어 

그는 갑작스럽게 '식민지지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고 나를 추궁해왔다.
나에게는 힘겨운 질문이였다.
그후 Korea town에 가는 적이 없었다.

 

어느 2월의 아침 나는 서울의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세종호텔까지 어떻게 가면 될까? 

지금과는 달리 가이드 북도 없었다.

공항 로비에는 총을 가진 병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대한항공의 카운터에서 호텔까지 가는 방법을 물었다. 
택시로 가기로 했다.

 

택시에서 보는 첫 한국!

 

두 가지의 경치를 잘 기억하고 있다.
첫번째는  한강과 여의도(汝矣島).
그 당시 강의 이름도 섬의 이름도 몰랐지만 

국회의사당 (나중에 알았다)의 둥근 돔모양의 지붕이 눈에 띄었다.
그 옆을 흐르는 한강이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두번째는 언덕의 위까지 빈틈 없이 세워진 집,집,집...
하늘로 날아가는 것 같은 지붕의 라인.

도시전체가 다갈색처럼 보이게 느꼈다.

 

 

호텔의 방에 짐을 두었다.
창문 옆의 벽에는 '여기에서 밖을 촬영해서는 안된다'라고 하는 경고문이 

영어로 붙여져 있었다.
프론트에 다시 내려왔다.
종업원은 나에게 '12시이후 야간 외출은 금지되어있어요,조심하세요'라고 말했다.

조금 긴장도 했다.

종업원에게 관광지에 관하여 물었다.
경복궁의 박물관에 가 보기로 했다.


지하도를 몇번이나 빠져나가 경복궁을 향하여 그냥 걸어갔다.

한국어도 모르고 한글도 읽을 수가 없었다.

남에게 길을 물을 수도 없어 묵묵히 계속 걸었다.


지하도에도 총을 가진 경비병이 서 있었다.

넓은 길(세종로)의 정면에는 구 조선 총독부의 건물이 보였을 텐데

이제는 그 기억이 안 난다.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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