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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서울

첫 한국, 서울1979 (3) 다음날 아침 일찍 명동을 어슬렁거렸다. 출근 시간이 된 것인지 직장에 향하는 인파가 보였다. 나는 그 흐름에 역행되게 걷고 있었다. 경복궁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눈과는 다른 더욱 날카로운 어른들의 시선을 느꼈다. 나를 '이물(異物)'처럼 보는 시선이 내 몸을 찔렀다. 명동의 아침은 흰색의 거리였다. 오후에 명동에서 남산공원을 향하는 길을 올라갔다. 도중에 젊은 커플을 만났다. 그들은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에게 카메라 셔터를 찍어 달라고 하는 손짓했다. 카메라를 받고 파인더(finder)를 들여다봤다. 두 사람은 매우 행복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셔터를 눌렀다. 'Thank you'라고 그들이 말했다. 아침부터 느끼고 있었던 답답한 느낌이 조금 누그러졌다. 어디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이제는 기억도.. 더보기
첫 한국, 서울1979 (2) 경복궁에 겨우 도착했다. 여기에서도 잘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다. 경복궁내를 어슬렁어슬렁 걷고 있었을 때 소풍으로 온 초등학생의 집단을 우연히 만났다. 그들은 나의 모습을 보자마자 '우와...'라고 소리를 높이면서 뛰어 왔다. 무슨 일인가? 애들이 무엇인가 말하고 있지만 전혀 모른다. 모두가 작은 노트와 연필을 나에게 내밀면서 무엇인가 써 달라고 하는 것 같은 제스처를 하고 있다. 그 당시 나의 모습은 장발,콧수염...가죽점퍼, 청바지, 선글라스(sunglass)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Los Angeles에서의 긴 생활에 의해 나는 상당히 'Mexican 멕시코인'같은 분위기가 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또는 외국선의 선원 같은 분위기... 어쩌면 외국인에게 싸인을 해 달라고 하는 것인가? 나는 그렇게 .. 더보기
첫 한국, 서울1979 (1) 세월은 화살처럼 빨리 지나간다! 그건 40여년 전... 1979년 2월 나는 추운 서울의 거리를 혼자 걸어다니고 있었다. 미국에서 불법체류자로서 검거된 나는 대한항공을 이용해서 일본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Los Angeles에서 서울까지 일단 간 다음에 거기에서 오사카(大阪)행 비행기로 갈아탄다. 일본 직항편에 비교하면 시간은 걸리지만, 티켓은 훨씬 싸게 살 수가 있다. 일본에 되돌아가면 일자리를 찾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에 가는 기회도 앞으로 없을 것이다. Transit (통과)입국은 비자도 필요없다. 72시간 체류할 수 있다. 서울에 관해서도 한국에 관해서도 아무 것도 몰랐지만 일본에 돌아가는 김에 한번 서울에 들러 보려고 생각했다. LA의 downtown에 있는 대한항공의 사무소를 찾아 서울에서 내.. 더보기